<OZ> 시리즈에 등장하는 집은 누군가의 이상향이자 현실 그 경계선에 위치한다. 오즈의 마법사의 집처럼 어느 순간 예측 불허한 곳에 착지한 듯 보이는 <OZ> 시리즈의 집은 어둠 속 창문을 통해 빛이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함과 동시에 누군가가 머물고 있음을 인지시킨다. 우리가 어릴 적 익히 그리던 삼각지붕의 집을 떠올리게 하면서 낯선 사람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편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빛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으며, 그 빛은 작가에게 단순히 집 내부의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아닌 어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의 역할이 된다.

“내 관심은 자연스럽게 집 외관이 아닌 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집 안은 밤이 되면 창문 너머의 불빛으로 어렴풋하게 드러난다. 밤에 셔터를 누르고 한참을 기다리다 보면 외관이 아닌 창문에 시선이 간다. ··· 보이는 것들로 이야기를 상상하고, 새어 나오는 말소리로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밤에서 오는 침묵과 감정들 속에서,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행위는 내게 불가항력으로 느껴진다.”
- 작가노트 중
밤에만 볼 수 있는 창문 속 형광 등 불빛,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가로등과 같은 아주 작은 빛에 의존하여 상상 속 하나의 소설 이미지를 만든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오로지 빛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누군가의 집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지 바라보고자 한다.

SANG-IN KIM


⟪ OZ ⟫
2024. 01. 09 - 2024. 02. 01

OPENING RECEPTION
2024.01.09